본문 바로가기
전시기획

혼수로 준비하는 미술선물, 아트테크

by 아트앤에셋 2012. 6. 27.

한경갤러리, 혼수그림전 

딸 시집갈 때 그림 한 점 딸려보낼까, 풍수리에 좋은 그림은 무엇인가? 한번쯤 생각해 보신적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이 전시를 주목해주세요.  한경갤러리가 혼수품에 좋은 미술작품 31점 큐레이션하여 선보였습니다. 

전명자 토스카나 해바라기

혼수품 미술, 어디까지 사봤니?

결혼 필수품이라고 하는 요즘세대 신혼 선물이 바뀌고 있다. 값비싼 이바지 음식보다 실용적인 그림한점이 미래 안전 자산이 될수 있다니 새출발을하는 아들딸 자식둔 부모 마음은 다 똑같다. 부모다 못다준 행복 미술품에 가득실어 보내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구매한 미술품이 재테크까지 된다니 이보다 좋은 선물이 어디있을까?
 
지난 3월 결혼한 직장인 김미숙 씨(34)는 경기도 분당 효자촌 신혼 집 거실에 재불 화가 전명자 씨의 1m 크기 작품 ‘자연의 조화’ 시리즈를 걸었다. 김씨의 아버지가 결혼 혼수품으로 준 그림이다. 김씨는 오로라와 장미꽃이 그려진 이 작품을 볼 때마다 가족의 화목과 행운의 기운을 느낀다.

중소기업을 경영하고 있는 김지선 대표(66)도 다음달 24일 결혼하는 둘째딸 미경씨(28)의 혼수품에 그림을 포함시켰다. 김 대표는 중견 화가 정일 씨의 작품 ‘드림’을 청담동 화랑에서 1800만원에 구입해 보관하고 있다. 정씨의 작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데다 꿈이란 소재의 그림을 걸어 두면 딸 부부에게 행운이 따를 것이란 생각에서다.

최근 그림이 혼수품으로 인기를 끌면서 부부애, 행운, 부귀영화 등을 묘사한 작품을 모은 이색 기획전이 마련됐다.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 로비의 한경갤러리에서 29일부터 다음달 11일까지 펼쳐지는 ‘혼수품 그림’전이다.

이 전시회에는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이우환을 비롯해 이대원 도성욱 황용엽 장두건 장순업 최동열 이길우 전명자 구자동 황주리 배준성 정일 장이규 손진아 씨 등 20여명의 작품 29점이 걸렸다.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청담동 등 화랑가에 신혼부부의 방에 걸어줄 그림을 찾는 고객이 늘어나는 추세를 반영한 기획전이다.

출품작들은 화목, 행운, 돈, 다산을 상징하는 100만~5000만원대의 구상 및 추상 계열 그림들로 한국 현대미술의 다채로운 스펙트럼도 보여준다. 희미한 기억 너머의 그리운 고향과 가족, 풍성한 과일을 한가득 머리에 올린 소녀, 황금빛 콩과 빨간 대추, 울긋불긋한 꽃가지, 화사한 색채로 덮인 도시 등 사랑과 부부애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작품들이 많다.

파리와 서울을 오가며 활동하는 전명자 씨는 근작 ‘자연의 조화’ 시리즈 4점을 걸었다. 힘찬 붓질과 원색의 강렬한 대비를 통해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묘사한 작품들이다. 가족의 행복한 분위기를 오로라 색깔로 채색한 작품들은 동양적 기법과 서양화법이 어우러져 깊이를 더한다. ‘행복 바이러스’ 화풍으로 유명한 정일 씨의 작품도 2점 출품됐다. 기다림, 설렘, 만남, 아련함 등 낭만적인 추억을 아기자기하게 풀어놓은 작품으로 과감한 붓터치를 통해 현대인의 낭만성을 표출했다.

사랑하는 연인들의 모습을 자화상처럼 묘사한 황주리 씨의 ‘그대 안의 풍경’ 시리즈도 모처럼 관람객들을 반긴다. 소곤소곤 얘기를 나누는 연인들이 바로 내 마음 안의 풍경이고, 그대 안의 풍경이 된다.

다산을 상징하는 대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이목을 씨의 ‘공(空)’ 시리즈도 1점 나왔다. 사진처럼 정교하게 대추를 묘사한 이 작품은 너무 탐스러워 금방이라도 행운을 가져다줄 것만 같다.

희미한 기억 너머의 그리운 고향과 가족을 담아 행복감을 채색한 반추상화가 황유엽 씨의 ‘고향’, 풍성한 과일을 한가득 머리에 올린 소녀들을 차지게 묘사한 홍종명 씨의 ‘과수원집 딸’, 황금빛 콩이 넘쳐나는 박종경 씨의 작품 등도 눈길을 끈다.

한경갤러리 측은 “그림이 혼수품으로 등장한 것은 예술에 관심이 높은 20~30대 ‘아티젠(Arty Generation)’들이 결혼 적령기에 들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결혼 시즌을 맞아 부부의 사랑과 추억을 어루만지는 작품들을 모았다”고 말했다. 

댓글